재즈 보컬리스트 나나(본명 나혜영)가 밴드와 함께 속초로 향한다. 오는 12월 7일 저녁 7시 피노디아 아트홀 500에서 열리는 Nana & Friends 재즈 콘서트 ‘The Beautiful things in Sokcho, 속초의 아름다운 것들’은 재즈 스탠더드부터 오리지널 곡, 이탈리아 가요, 조용필 명곡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셋리스트로 구성된 무대다.

공연이 열리는 피노디아는 속초 엑스포 이후 방치됐던 건물을 남대현 대표가 7년 넘는 시간 동안 복원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미켈란젤로와 다빈치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는 뮤지엄에서 출발해 갤러리, 공연장까지 갖춘 피노디아는, 올해 아트홀 500을 오픈하며 이탈리아 연주자 내한 공연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연말 무대로 나나밴드를 초청한 것은, 클래식과 재즈, 미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의 콘셉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나나는 버클리음대에서 재즈 보컬을 전공한 뒤 뉴욕에서 ‘Nan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클럽과 콘서트홀을 무대로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한 보컬리스트다. 미국 현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귀국 후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와 공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한양여대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탄탄한 발성, 자연스러운 스윙감, 노련한 무대 매너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콘서트의 테마는 ‘속초의 아름다운 것들’이다. 속초의 산과 바다, 음식과 풍경을 떠올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국 도시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셋리스트는 이 콘셉트에 맞게 구성됐다. 피노디아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가품과 연결되는 냇 킹 콜의 ‘Mona Lisa’는 공연의 상징적인 한 곡이 될 전망이다. 원곡의 서정적인 멜로디 위에 나나 특유의 재즈 발성과 스캣이 더해지며, 공간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양한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이 배치되어, 공연의 골격을 단단히 지탱한다. 나나의 오리지널 곡들은 뉴욕 활동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음악적 여정을 보여주는 레퍼토리로, 창작자로서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파트다. 이탈리아 원곡에 기반한 ‘Vagabondo(방랑자)’는 고 박인희가 불렀던 곡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이탈리아적 서정과 재즈의 즉흥성을 함께 담아낸 버전이 준비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조용필의 곡을 재즈로 편곡해 선보인다는 점이다. ‘강원도 아리랑’은 곡 제목에서부터 이번 공연의 장소인 강원도 속초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강원 지역 청중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레퍼토리다. ‘바람의 노래’는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인 만큼, 재즈 편곡 버전이 어떤 색을 띨지 관심을 모은다. 조용필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재즈 보컬 공연은, 팝과 재즈의 경계를 넘나드는 최근 공연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무대를 함께하는 연주진 라인업도 탄탄하다. 피아니스트 이미영은 클래식 기반과 재즈 감성을 겸비한 연주자로, 보컬 뒤에서 안정적인 하모니와 섬세한 코드 워크를 책임진다. 기타리스트 Paul JB Lee는 리듬과 하모니를 동시에 살리는 연주 스타일로, 그루브를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색소포니스트 배성일은 관객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선율과 애드리브로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낼 것이고, 드러머 임주헌은 공간의 음향 특성을 고려한 다이내믹한 드럼 플레이로 전체 밴드의 에너지를 조율한다.

Nana & Friends 재즈 콘서트는 강원 지역에서 보기 드문 풀밴드 재즈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재즈 뮤지션들이 직접 속초를 찾아, 현지 관객과 라이브로 호흡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재즈 팬들에게는 새 레퍼토리와 편곡을 접할 기회이고, 평소 재즈가 낯설었던 대중에게는 친숙한 곡들부터 천천히 입문할 수 있는 구성이어서 문턱이 낮다.

연말 공연 시장이 아이돌 콘서트와 대형 페스티벌 위주로 움직이는 가운데, 지역에서 열리는 라이브 재즈 공연은 음악 팬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나나와 밴드가 속초에서 만들어 낼 이 저녁이, 강원권 라이브 씬에 어떤 반향을 남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