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신사. 현당 을 만나다

김원찬 전문기자 승인 2020.12.06 00:36 | 최종 수정 2020.12.06 00:39 의견 0

요즘 가요계에서 드물게 바쁜 가수. 한참 인기몰이 중인 그를 만났다.

그 사람 참 호인(好人)이다. 훤칠하고 부티 나게 생겼다.
목소리가 매력적이고 고급스럽다. 그에게 늘 따라 다니는 칭찬이다.
실제로 그렇다. 인간미와 인성을 갖춘 모범 예술인이다.
우리 가요계를 소리 없이 이끌어 온 인기 모범가수이다.
그의 팬 분위기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소탈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멋스럽게 노래하는 가수예요”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그의 노래가 크게 홍보하지 않고도 은근히 히트하는 경향에 영향을 받아서 인지
그의 팬들도 열성적이거나 화려하지 않고 은근히 그러나 꾸준히 좋아한다.

트로트 뮤지션 현당 그는 누구인가.
1979년 가요계에 데뷔해 올해로 40년을 맞이하는 실력파 중견가수이다.
라이브 클럽에서 록 가수로 데뷔했다는 말이 낯설게 들린다.
지금은 트로트에 기반을 둔 가요를 노래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그는 데뷔 후 10년간 언더그라운드에서 연마를 거듭 한 후 마침내 1989년
정규 음반 1집을 들고 방송계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후, 차곡차곡 쌓인 히트 레퍼토리는 가요계에서 그의 저력을 말해준다.

그의 음반 역사 30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다시 한번>(1989년), <여자는 모르지>(1995년), <정하나 준 것이> <타인>(1999년),
<경의선> <어머니>(2001년), <사랑합니다>(2005년), <사랑이 깊으면>(2009년),
<장미향> <태종대의 밤> <껄껄껄>(2014년)
그리고 작년에 발표한 9집 정규앨범의 <구드레 연가> <울어라 거문고>(2018년)까지.

그는 매 앨범마다 히트를 내며 가요계에 입지를 굳건히 했다.
그의 노래는 정통트로트에 기반을 두고 음색과 톤이 독특하다. 그래서 분위기가 있다.
노래를 들으면 부담이 없고 편안한 소프트 트로트(Soft Trot) 의 특징을 지닌다.
그래서 인지 가요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이상(異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요계는 또 다른 히트 방정식을 보여주고 있어 기쁜 소식이기도 하다.

5년 전 발표한 8집 앨범의 수록 곡들을 대중이 동시에 찾고 있는 것이다.
바로 <껄껄껄>, <태종대의 밤>, <쉬엄쉬엄>, <명동의 밤> 이상 4곡이다.
소위 히트 반열에 들어서 대박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가 작년에 발표한 9집 앨범 노래는 부를 기회가 거의 없다.
본격적인 노래 홍보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가 보기에는 9집 앨범도 눈에 띄는 곡이 많다.
특히, 타이틀 곡 <구드레 연가>는 그가 <정하나 준 것이> 이후 20년 만에 다시 손잡은
조운파선생이 작사, 작곡한 정통트로트 곡이다.
노래시인 조운파선생의 노랫말은 심금을 울린다.
또한, 평소 그의 창법에 스크래치 보컬의 맛을 더해 서민들에게 더욱 다가갔다.
막걸리 한잔의 손장단에 맞춰 노래하던 서민의 눈높이에 맞춰 인생의 정한(情恨)을
기막히게 표현했다.
그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러다가는 9집은 또 5년 후에나 홍보해야 되나.

그렇다면 그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음악적인 부분에서 그는 음악을 선곡할 때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이다.
특히 노랫말에 대한 그의 예리함은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는 시인 출신 조운파선생을 예로 들었다.
노랫말이 시적이며 함축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리고 멜로디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통트로트를 고집한다.
20년 전에 발표한 ‘정하나 준 것이’를 지금도 팬들이 즐겨 찾는 현상이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노래의 품격(品格)과 작품의 질(質)을 높여 놓았다.
그의 보이스 톤은 오히려 클래식에 가깝다.
세련되고 편안한 음색은 목소리에도 편곡의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목소리와 외모가 매치되는 특별한 장점은 덤이다.
어쩌면 다른 가수들이 갖지 못한 큰 장점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우연히 그를 여의도 문구점에서 만난 적이 있다.
여기까지 웬일이냐고 물으니 악보 복사하려고 왔다는 것이다.
음악적인 일은 사소한 것조차도 직접 챙긴다고 했다.
기자가 오랜 세월 지켜 본 그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성스럽고 진지했다.

가수로서 남은 꿈은...

단독공연으로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노래도 길게 보면 사람관계라 말 한다.
그래서 중공연장 정도의 규모에 팬들과 직접 교감하는 토크와 효(孝)가 있는
공연으로 전국의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인생 좌우명이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정직하게 살자’ 라는 가수 현당.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는 주변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바램도 함께 전했다.
지금도 후배들에게 다정한 선배, 정겨운 선배로 존경을 받는 그 다.
그 어느 때 보다 이 사회가 연예인들의 인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가요계에 귀감이 되는
착한 남자, 젠틀맨 그의 심성을 흠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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