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건국과 백성의 삶, 그리고 청춘의 기억을 음악으로 엮은 무대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해가 저물고 다시 해가 뜨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질 이번 공연은 영상, 나레이션, 그리고 시대별 드라마와 영화의 대표 OST들을 중심으로 조선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나혜영 음악감독(한양여대 실음과 교수/나나밴드 리더)이 음악으로 풀어낸 무대다.

나혜영 음악 감독


1장은 '새나라는 어떻게 오나'라는 주제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영상과 나레이션으로 문을 연다. 변요한의 음성으로 전해지는 ‘무이이야’와 ‘청산별곡’은 혁명과 이상을 꿈꾸던 이들의 노래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녘, 새로운 나라를 향한 열망이 힘 있게 시작된다.

보컬 오승하


2장은 '왕의 나라 조선'과 '백성의 나라 조선'이라는 두 흐름으로 나뉜다. 대금 연주로 선보이는 '뿌리깊은 나무' OST와 '대장금'의 '오나라'는 궁중의 깊은 품격과 절제를 담는다. 이어지는 '사도'의 ‘만조상해원경’과 '해를 품은 달'의 ‘달빛의 노래’는 고독한 왕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반면, 같은 시대의 또 다른 주인공인 백성의 이야기는 보다 진한 감성으로 전해진다. 포레스텔라의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영화 '군도'의 ‘상사화’는 억눌린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울림을 전하며, 조선이 단지 왕의 나라만이 아니었음을 음악으로 일깨운다.

3장 ‘살아야 하네 살라하네’는 생과 사의 경계에 선 이들의 절절한 감정을 노래한다. 이선희의 ‘인연’과 이병우의 연주곡 ‘먼길’(영화 '왕의 남자')은 고난과 사랑, 그리고 운명이라는 무게를 묵직하게 전한다. 절정의 서정과 통찰이 녹아든 이 장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줄 예정이다.

에필로그 ‘옛날 옛적 학교’에서는 분위기가 전환된다. 드라마 '화랑'의 ‘죽어도 너야’와 '성균관 스캔들'의 ‘유생들의 나날’은 조선 청춘들의 낭만과 열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무대를 마무리한다. 역사적 울림 속에서도 유쾌함과 공감, 웃음을 잃지 않는 이 무대는 오늘의 관객에게 특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해가 저물고 다시 해가 뜨는 시간’은 조선을 주제로 한 시대 음악극으로, 곡 하나하나가 장면이 되고 장면이 이야기가 되는 공연이다. 음악과 역사, 영상이 교차하는 이번 무대는 조선의 밤과 새벽을 관객과 함께 걸으며,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