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 겸 뮤지션 박정은

김원찬 전문기자 승인 2021.01.03 16:39 | 최종 수정 2021.01.03 18:51 의견 0

박정은의 음악세계를 탐하다
가수 박정은과 작곡가 전현준을 만났다. 가요계에서 드물게 정통을 추구하는 소중하고 반가운 사람들이다. 두 사람은 박정은의 2013년 데뷔 당시부터 음악동반자로 함께했다. 2013년 1집 앨범 [피아노와 함께 떠나는 음악여행]에 신곡 ‘나 어쩌죠’를 포함한 리메이크음반을 발표하며 대중들에게 박정은 방식의 음악을 선보인다.
뒤이어 2014년 모데라토 템포의 세월호 추모곡 ‘미안해 엄마’를 싱글로 발표한 후, 2015년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가라가라’ 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두각을 나타낸다. 2집 앨범은 신곡을 포함하여 록과 트롯발라드의 리메이크 넘버와 팝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타이틀 곡 ‘가라가라’(정동진 사, 전현준 곡)는 E·D·M에 기반 한 테크노 트로트로 간주의 랩 플레이와 정박자로 힘을 실은 록 보컬은 수용 세대와 장르의 확장을 이끌어 내어 트로트 세계화의 팁을 보여준다. ‘나 어쩌죠’ (박인영 사, 전현준 곡)는 애상의 색소폰 솔로 전주와 힘을 완전히 빼고 부르는 곡 전반부의 발라드 보이스에서 그녀의 다양한 가창 테크닉을 살필 수 있다. 절정부에서도 호흡으로 눌러 부르는 가창은 록이 완전히 사라지며 ‘가라가라’ 와 대비된다.
2집에 함께 수록한 메모리 팝은 그녀의 내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디스코와 록, 스탠다드 팝 장르의 세계 최고의 보컬 ‘아이린 카라’와 ‘C.C.R’, ‘올리비아 뉴튼 존’ 등의 히트넘버를 커버한 그녀의 매력적인 보컬은 테크노 뮤직과 박정은식(式) 가요의 실험적인 결합을 기대케 한다.
그녀는 보컬리스트 겸 뮤지션으로, 퍼포먼스로 무대공연에 특화 된 가수다. 음색, 분위기, 느낌, 호흡 등 감성 표현 뿐 만 아니라 표정 연기, 안무, 퍼포먼스 등 무대연출이 뛰어나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녀의 음색과 퍼포밍은 1970년대의 김추자를 연상케 한다.

2019년 정규 3집 발표, 트롯발라드를 노래하다
2019년 음원으로 발표한 정규 3집 앨범에 수록된 신곡들은 그녀의 음악성과 스타성을 한껏 드러낸다. ‘그대를 초대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나’, ‘그대 내게 있어요’, ‘그리운 동백꽃이여’등 모든 노래를 박정은이 작사하고 전현준이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경쾌한 리듬에 밝고 깨끗한 포크발라드로 노래한 ‘그대를 초대합니다’ 는 노랫말과 어울려 결혼식 축가 가수로도 초대받고 있다. 서정적인 어쿠스틱 기타 전주로 가사 전달에 집중하며 담백하게 노래한 ‘그리고 사랑하나’는 가성이 섞인 애절한 절정부와 읊조리는 저음까지 목소리를 다스리며 한음 한음을 허투루 노래하지 않는다. 좀 더 포크 적으로 해석한 ‘그대 내게 있어요’ 는 힐링 송으로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견한 듯 힘들어 하는 대중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애잔하다 못해 아린 노래 ‘그리운 동백꽃이여' 는 그녀의 아픈 개인사를 담고 있다. 2016년 폐암으로 운명한 언니를 그리는 헌정곡이다.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직접 작사한 곡들은 표현이 진솔하고 섬세하다. 현대 대중가요에서 노랫말이 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16년에 정식 작사가로 데뷔한 그녀의 시적 감성과 열정은 꾸준히 일기처럼 써 온 작사노트 12권이 이를 뒷받침 한다. 비운의 포크뮤지션 고(故)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랫말들이 자신을 작사가로 이끌었다고 했다.
지금도 많은 가수들이 그녀가 작사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목소리는 어떤가. 한국적 소울이 결합하여 그녀의 음색과 톤이 어울리며 절창의 면모를 보여 준다. 대중가요를 노래하는 정형화 된 싱어(singer)에서 느낄 수 없는 뮤지션의 끼기 다분하다. 박정은은 기타와 키보드 등 악기에도 능하다. 그녀에게 악기란 연주이자 무대 퍼포먼스이다. 빨강 어쿠스틱기타와 소울키보드를 앞뒤로 메고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섹시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녀의 목소리는 회색도시의 아련한 허스키와 가사를 풀어내는 여운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전현준과 박정은. 음악 동반자 두 사람은 다시 미래를 꿈꾼다. 올 3월 발표 예정으로 ‘와인 잔의 사랑’ 등 신곡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박정은은 가수로서 전념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 두 사람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일상에서의 음악인 박정은
박정은의 일상으로 들어가 보자. 그녀는 전남 나주 태생이다. 그녀의 음악성은 어릴 적부터 타고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피아노를, 중학교 때 기타는 배웠다. 1991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노래를 시작하여 1995년까지 활동 한 후, 결혼생활로 공백기를 거쳐 2012년 활동을 재개한다.
가수로서 공백기 동안에는 보컬 트레이너로 음악활동은 꾸준히 해 왔다. 유전적 음악성은 어쩔 수 없는지 그녀의 아들도 춤을 전공하고 지금은 유명 아이돌 백 댄스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신인가수 보컬트레이닝과 레슨을 하며 생업으로서도 중요하다는 솔직한 생각을 덧붙인다.
가수 활동 못지않게 음악교육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예비가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보의 일환으로 라이브방송 ‘박정은의 음악여행’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그녀는 롤 모델로 팝가수 ‘빌리 조엘’과 ‘브라이언 아담스’를 들었다. 악기를 다루면서도 노래하는 뮤지션 적 요소가 그녀의 로망이었다고 회상한다.
기자가 보기에는 그녀는 ‘브라이언 아담스’에 더 가깝다. 오직 음악의 힘으로 인생의 힘든 시기를 넘겼다는 그녀. 음악이 없으면 살수 없을 만큼 음악을 사랑한다는 그녀. 데뷔 당시, 첫 앨범 머리말에 -자기 자신이 해낸 것을 즐기는,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아마 가수 박정은의 초심일 것이다. 즐기는 음악을 이길 자 누구인가.

가수 모임 ‘유니보이스’ 와 함께
가요전문 기획사 ‘엠비션’ 전현준대표 가수양성에 나서다
한국음악사랑협회가 2019년 ‘유니보이스 (UNI-VOICE)’ 로 이름을 바꾸고 공식 출범했다. ‘유니보이스’ (강성범 회장)는 가수들이 음악 정보교류와 친목도모, 활동무대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약 백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임의 실무 총감독은 ‘엠비션’ 대표이자 작곡가 전현준이 맡았다.
현재 그는 가수들의 신곡 작곡, 음반 제작 뿐 만 아니라 공연 기획, 영상 제작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총괄하는 가수 양성 전문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현준은 아이돌 음악분야를 전문으로 활동하다 2011년 가요시장에 진출한 특이한 케이스다. 이미 작곡과 편곡 등 대중가요에 특화 된 실력은 가요계에 정평이 나있다.
가수들이 자신의 음색 등 개성과 창법에 맞는 곡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또한, 편곡, 세션, 녹음, 디자인, 제작, 홍보, 유통에 이르기 까지 생산 과정이 만만치 않다. 그는 가수와 함께 충분히 연습하며 개성 등 역량을 파악한 후 맞춤형 작곡을 한다. 아이돌 음반을 제작하며 익힌 젊은 감각은 그의 정통가요를 만드는 큰 자산이 되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그가 운영하는 스튜디오는 연습과 음악녹음 등 음반제작과 커버송 영상, 뮤직비디오 등 영상 제작과 유튜브 송출 등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 5월 ‘유니보이스’와 함께 회원들의 신곡 발표 쇼 케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활동하는 가수들과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며 단체와 기획사를 운영하는 이유를 밝혔다. 가요 현장에서 고생하는 가수들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장도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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