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문 캘리그라피 ‘글솜 박경화 작가’ 편

대한가요신문 승인 2023.10.16 17:15 의견 0
▲ 글솜 박경화 작가 (자료= 글솜캘리)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를 가지고자 노력하고 소유한 후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창조적인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죽어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돼 있다. 글솜 캘리그라피 박경화 작가는 캘리그라피를 통해 사람들에게 문장과 역사와 철학 등 세 가지 범주의 소양을 키워주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삶의 지혜를 전달해 주고자 노력하는 작가다. 다양한 숙고와 노력을 통해 그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면서 사는 인간다운 삶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박경화 작가를 만나 독특한 작품세계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註

Q. 안녕하세요. 글솜이 무슨 의미인지 얘기해 주시고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글솜’이란 설명은 글씨 솜씨의 줄임말로 글씨 솜씨가 좋다는 뜻입니다. 음식에도 음식 솜씨 뭐 이렇게 있잖아요. 그렇듯이 글씨도 솜씨가 있다라는 뜻으로 글솜이란 필명을 받게 됐어요. 캘리그라피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15년였습니다. 원래 글씨 쓰는 걸 되게 좋아했었어요. 학창 시절부터 필기하고 뭐 칠판에 글씨쓰는 것을 좋아했었죠. 예를 들어서, 친구들과 전화할 때도 그 내용을 그냥 제가 적고 있었어요. 그렇게 글씨를 쓰고, 다이어리를 꾸미고 이런 걸 좋아했었거든요.

▲ '사장님이 미쳤어요' 방송 타이틀 작업사진 (자료= 글솜캘리)


이제 애들을 다 키우고 나서 취미활동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2015년에 캘리그라피가 유행할 때 시작하게 됐죠. 동네 문화센터에서 시작했어요.

Q. 그래서 본격적으로 캘리그라피를 하시게 되었군요.

네, 문화센터에서 1년 정도 배우다가 좀 더 다양한 서체를 배우기 위해 이산글씨학교라는 전문학교에 등록하고 2016년도부터 다니게 됐어요. 현재도 이산글씨학교의 소속 작가로 계속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 작업사진 (제공= 글솜캘리)


Q. 제자양성도 많이 하셨던데 에피소드와 경험담들 이야기 해주세요.

저와 인연을 맺었던 제자 한분 한분이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아요. 제자는 그 중에서 아무래도 첫 제자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 집이 일산인데 서울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글씨를 너무 배우고 싶은데 거리도 있고 하니까 사실 조금 부담도 되고 했지만 만나서 수업을 하게 됐죠. 근데 그때는 작업실이 없었기 때문에 카페에서 수업을 하고 했었거든요. 근데 열심히 항상 잘 따라와 주고 저도 열심히 수업을 해서 지금은 그 분도 굉장히 유명한 작가가 되었어요.

Q. 전시를 많이 하셨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있다면?

전시회는 제가 이산글씨학교에서 2022년 10주년 전시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기자님도 오셨을 때 코로나로 인해서 다 고생하실 때인데 어렵게 전시회에 참여했었어요. 또 2017년도에 동시다발전이라고 아이들의 동시를 캘리그라피로 표현한 작품전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자작시와 동시 있잖아요. 소재를 그걸로 해서 캘리그라피 전시회를 했었어요. 아무래도 그때가 첫 저의 첫 전시니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Q. 글솜캘리그라피 교육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교육원이라고 해야하나요? (웃음) 간판도 없어요. 그냥 ‘글솜캘리그라피 연구소’라고 명칭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다른 데서 배우시다가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 글씨가 좋아서 찾아오는 그런 분들이 많이 오세요. 붓펜, 우드버닝, 오일파스텔, 수채화 그리고 딥펜까지 다양한 캘리그라피를 가르치고 있어요.

▲ 다양한 방식의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는 글솜작가 (사진= 방현옥 기자)

Q. 교육관과 작가님의 성격은?

사실 저는 외모가 딱 보면 깍쟁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학창시절부터 말붙이기 어렵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교제를 하다 보면 전혀 그렇지않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웃음) 그리고 제가 원래 굉장히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래서 교육을 진행할 때도 아낌없이 제가 알고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드리고 있습니다.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것과 터득한 것을 아낌없이 재구성해서 재전달하고 있습니다.

▲ 글솜 박경화 작가의 좌우명이기도 한 명품 글귀 (자료= 글솜캘리)


Q. 글솜작가의 예술관과 다양한 표현방식이 있다면?

저는 글씨를 예쁘게 쓰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제 자작글을 지어서 제 글씨로 혼을 넣어 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즉, 짓고 그리고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소망입니다. 우드버닝캘리그라피는 제가 창작하고 만들어 낸 소재와 작품들인데요. 전통적이고 조금 올드해 보일 수 있는 산수화와 동물등을 표현한 그림과 글 등을 저는 좀 신선하고 재미있게 여러 나무, 자작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을 채집해서 조명을 활용하고, 태우고, 그리고 붙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 우드버닝 네잉텐트 작업 (제공= 글솜캘리)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2022년에 저희 제자들하고 전시회를 했습니다. 서울 합정동에 소재한 누아갤러리에서 저까지 포함해서 12명 작가의 그래서 ‘열두자루의 붓이야기’전시회를 했습니다. 매년 하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못했어요. 그래서 내년에 미리 대관을 잡아서 할 계획입니다. 제자들과의 전시회도 뭐 계속하고 앞으로는 쭉 제가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제 개인 전시회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큰 계획은 책을 내고 싶습니다. 기존에 나온 캘리그라피 책이 많잖아요. 보통 워크북 형식으로 소재와 재료에 대한 설명을 다루거나 글씨 쓰는 방법에 대해 다룬 이런 책들은 되게 많이 나와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책이 아니고 캘리에세이 같은, 그러니까 만남이라는 주제가 있다면, 이 만남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그런 책을 만들고 싶은 겁니다. 스토리텔링이 된 그런 작품을 통해서 인문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는 지혜를 주고 나이가 드신 분들에게는 평안을 주는 그런 책을 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유냐 존재냐』의 에리히 프롬은 ‘소유를 통해 안정을 가지게 됐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새로운 것에 이상을 가진 사람들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존양식을 가진 영웅들은 자신이 가진 것 토지, 가족, 재산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을의 길목에 서 있는 글솜 캘리그라피 박경화 작가는 캘리그라피 작품활동과 후진양성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면서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이 되도록 힘쓰고 있었다.

▲ 인터뷰하는 글솜 박경화 작가 (사진=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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