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강영철>, 하야로비 <유영민>의 화학적 결합 "핫하다"

엄태웅 기자 승인 2022.02.13 22:37 | 최종 수정 2022.02.13 22:38 의견 0

달랐다.
그들은 확실히 달랐다.

35년 세월을 뛰어 넘어, 때론 거칠게, 때론 잔잔하게, 미친 듯이 스스로 빠져 들었다. 우리도 빠져들었다. 연주도, 가창도 변 한건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단지 대중 앞에 서 있지 않았을 뿐, 마치, 스타는 어쩌다 운으로 누구나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란 듯, 증명해 보이는 것 같았다, 넓이가 작지 않은 무대였지만, 그들이 앉아 있는 자체만으로 틈이 없이 꽉 차는 존재감이었다.

한마음리더 강영철과 하야로비 유영민은 지난 12월 3일 경기도 분당소재 핸딘스페이스 무대에서 신한국TV의 초청으로 레젠드스페셜 언 텍트 공연을 가졌다. 본 기자는 사라졌던 그들이 너무나도 궁금해 타지의 음악기자와 함께 동행 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둘은 40년 지기 동갑내기 친구사이로 명동 쉘부루 출신의 싱어송라이트다. 각자 듀엣으로 출발해 80년대 수 많은 히트곡들을 만들어 내면서 음악활동 시기엔 서로 바빠 얼굴보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이제 서야 처음으로 둘이 음악으로 뭉쳐본 것이다.

1980년대, 한국대중음악에서 한 획들을 그은 한마음의 리더 강영철과 하야로비의 유영민은 여태껏 단 한 번도 같이 음악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생각도 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예전 음악들이(포크&록) 너무나 침체되어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서로 얘기하던 중 둘이 뭔가 촉매제가 될 순 없을까 생각 중에 유영민이 강영철을 설득하여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강영철은 지난 35년간 완전히 음악을 떠나 사업을 하다, 최근 유영민의 권유로 음악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본 기자는 궁금했다. 어떻게 그 긴 공백의 시간을 넘어서서 아무렇지 않게 저렇게 라이브공연을 해낼 수 있을까? 낮 설거나 두렵진 않았을까? 유영민은 이렇게 말했다. “음악을 하든, 안 하든 기타를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다” 그의 이 말 한마디로 충분했다. 반면, 강영철은 “음악을 그만 둔지가 너무 오래되어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민이가 권유해 연습을 해보니 몸이 음악을 기억하고 있더라” 라며 참으로 놀라웠다고,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었던 건 영민이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둘은 신한국TV에서 부탁하니까 그냥 장난처럼 시작했다며 이 공연을 위해 연습한 날이 하루 두 시간정도로 보름을 좀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 기자의 촉으로 장담하건데 이건 장난하다 불을 낸 것으로 보였다.

둘은 소리 없이 각자의 음반도 낸 바 있다. 강영철은 2019년 10월에 ‘Again’이란 싱글 앨범 ‘어머니의 어머니’로 와 ‘바람과 나무’를, 유영민은 올해 독집앨범 ‘평화’와 ‘그대와 같이’를 발표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묻었다고 했다. “저희들이 음반을 내는 건 살아있다는 ‘호흡의 의미’이지, 우리가 이 나이에 무슨 인기를 얻겠다고 음반을 냈겠냐”며 웃었다.

한 때지만 젊었을 땐 욕심도 내어보고 열심히도 했지만, 이젠 초연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기회가 되는대로 각자 음악을 만드는 작업과 둘이 함께하는 라이브공연은 포크&록음악의 연속성을 위해 계속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음악의 소중함과 공연의 진 맛도 조금 알겠다고 도 했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초월해 크든, 작든,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얼굴보고 웃을 수 있는 라이브공연이야 말로 살아있는 음악이 아니겠는가?! 라며 반문했다.

각자의 노래들을 한 그릇에 잘 비벼, 미친 듯 불러대던 추억의 포크&록으로, 모처럼 가슴 뛰는 음악여행을 하니, 돌아오는 내내 그들이 불렀던 노래들이 흥얼거려진다. 기분이 많이 좋았다. 옆에 취재차 같이 동행했던 김만규 기자가 불쑥 얘기했다. 저분들은 다르네요. 뭔가가 달라요...

그랬다. 그들의 음악은 확실히 달랐다.

분명 예전의 음악들이지만 그들의 연주와 노래는 똑같지 않았다.

그것은 분명한 새로움이었다.

다음공연이 정해지는 대로 난 또 가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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