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요 역사 이야기 - 1

김병걸(작사,작곡가,가요칼럼니 승인 2021.02.26 08:16 의견 0
김 병걸(작사,작곡가. 한국가요작가협회 수석 부회장)

우리가요 역사 이야기 1
우리 가요을 한때는 유행가라고 불렀고 이후 대중가요란 용어를 상용화 했다. 대저 대중이란 무엇인가? 대중(大衆)이란 수많은 사람의 무리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지위나 계급,직업,학력,재산 등 사회적 속성을 초월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합체를 말함이다.

만인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대중가요로 통칭했는데 근자에 들어 음악적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특히 신세대들이 개척한 장르와 전통적으로 이어온 가요를 구분하기 위해 신세대가요 또는 아이돌가요 그리고 전통가요를 말하는 트로트가요로 나누어 부르고 있다.

이름이야 어떻든 궁중음악과 민요만이 존재하던 이 땅에 지금의 신식 노래를 만든 역사를 누군가가 정리하여야만 한다.
필자는 그 작업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번번히 여러 사정으로 중단하고 자료를 수집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가요로 이만큼 누렸으니 세상에 진 빚을 갚는 길이 가요사 집필이라면 언젠가는 그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각오는 다지고 있다.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가요에 관한 책자도 여러 권이 있다. 작사가 반야월 선생의 ‘나의 삶 나의 노래“(1995)와 황문평 선생의 ’노래백년사‘(1981), 김지평 작사가의 ’한국가요정신사‘(1987) 외 본인작품 해설책으로 김양화,김동찬 그리고 필자의 ’뽕짝은 아무나 나‘(2013)와 ’노래로 연 나의 세상‘(2013)등 이다.

대중가요란 말이 생겨나기 이전에는 창가(唱歌) 또는 유행가라고 불렀고 세월의 변모와 함께 가요 또한 그 얼굴을 바꾸었다. 우리보다는 서양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중국이나 일본이 먼저 창(唱)이나 가(歌)니 하는 용어를 사용했고 그 둘을 묶어 창가라고 했다.

서양음악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선교사들에 의한 찬송가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1884년 중국을 통해서 야소교(耶蘇敎)의 찬미가가 들어왔으며, 이듬해인 1885년 미국 선교사 아펜셀러 1세가 설립한 배재학당이 서양음악 보급의 시작이었다는 설도 있다(황문평 著 노래백년사)

본격적인 찬송가의 보급은 1893년부터였고 이 무렵 최초로 5선 악보가 출판되었다고 전해진다.

1900년 일본의 ’철도의 노래‘는 창가형식이다.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최남선이 학도가(學徒歌)에서 신시조의 가사를 입혔다.

우리가 기억하는 ”학도야 학도야 청년 학도야~~~“다. 이때만 해도 가사의 내용이 우국충정과 계몽을 담고 있으며 시대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제목부터가 <산보가散步歌>,<독립가獨立哥>,<진보가進步歌>,<면학가勉學歌><국기가> 등 다분히 사회적인 그리고 시대적인 화두를 그리고 있다.
창가집 중에 <졸업가>가 있는데 이 노래는 한국과 일본 창가집에 공용으로 실려 있다. 원곡은 영국 민요인 <올드 랭 사인>이다.

우리나라는 3,1운동을 기점으로 이 곡에다 애국가 가사를 넣어 부르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트로트가요의 시작은 일본일까 우리나라일까? 의견이 둘로 나누기는 하지만 우리 정서와 한이 고스라한 트로트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맞다는 의견이 더 많다.

일본에서는 명치유신 이래 7.5조의 시조적인 가사가 하나의 틀로 자리했고 우리가요 역시 초창기의 가사는 이 7,5조가 주류였다.

그 대표적인 노래로 왈츠형식의 <강남달>,<낙화유수>와 전형적인 트로트 <고향설>,<목포의 눈물>,<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홍도야 울지마라>,<일자일루>,<애수의 소야곡>,<물방아 도는 내력>,<비 내리는 고모령>을 비롯하여 <삼팔선의 봄>,<외나무다리>,<청춘을 돌려다오>,<고향 아줌마>,<덕수궁 돌담길>,<동숙의 노래>,<울어라 열풍아>,<이정표>,<모정의 세월> 등 1970년대까지 수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다.


가사 내용도 초창기에는 망국의 한과 고향을 그리는 노래들이 주류였으며6,25때는 전쟁과 피난살이에 대한 노래가 판을 쳤고 근대화의 물결이 일던 1960년대에서 70년대는 타향살이의 설움과 고향에 대한 노래들이 그리고 1980년대에 오면서 디스코 리듬과 1990년대의 랩가요 이후 다양한 리듬의 곡들이 오늘을 수놓고 있다.


가요에서 가사의 글자수 변천사를 짚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연구일 것이다. 초창기 7,5조에서 트로트 3,4조 그리고 손석우,김희갑,신중현,윤항기를 비롯하여 그룹의 리더들이 노래와 작품을 겸하면서 그리고 통키타 가수들의 등장과 대학가요제가 생겨나 다양한 노래들이 가요를 살찌웠는데 글자수가 자연스럽게 일정한 틀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서정과 리듬을 충분히 살려냈다.

저작권자 ⓒ 대한가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