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詩人) 가수 명미, 그녀의 진솔함에 빠지다

엄태웅 기자 승인 2021.03.07 13:06 | 최종 수정 2021.03.07 13:09 의견 0

그녀는 다운타운에서 노래하다 뒤늦게 음반을 내고 데뷔한 늦깎이 가수다

가요계에 정식으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지가 겨우 3년이다. 그러나 벌써 음반을 3집까지 발표한 내공이 상당하다. 가수로도 보기 드물게 정통을 추구하고 도전 정신과 의협심이 강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트롯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기본이 탄탄하고 독특한 음색과 발음으로 개성을 추구한다. 그녀는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약 40년째 인천에서 생활하고 있다.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 두 번 연속 출연하며 인기상을 수상했다. 딸자식이 가수로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던 부모님을 위해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2020년 7월 첫 출연(1일)에서 ‘울 엄니’를 두 번째 출연(8일)에서 ‘막걸리 한잔’을 부모님께 헌정했다.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 두 번 연속 출연하며 인기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방송 출연 직전인 2020년 3월 위암과 대장암으로 돌아가신 후 였다. 그녀가 방송에서 절창한 ‘막걸리 한잔’은 아버지의 사후 헌정곡이 되어 버렸다. 어머니도 10년 전 얻은 중풍으로 지금도 한쪽 다리가 불편하시다고 한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지금도 불우이웃 돕기나 위문공연은 두발 벗고 나선다.

최근까지 가수를 반대했던 딸도 아침마당 출연을 계기로 적극 응원하고 있다. 방송에서 남편이 직장에서 34년 동안 개근하며 부상으로 모은 금 25돈을 몰래 처분하여 음반을 만들었다는 그녀의 현장 고백이 화제가 되었다.

남편이 들고 있던 응원 팻말처럼 진짜 ‘금(金)쪽 같은 명미’ 가 되었고, 그녀는 졸지에 ‘금 25돈 가수’가 되어 버렸다. 1집 ‘사랑이 장난인가요’, 2집 ‘연안부두 연가’, 3집 ‘예산으로 떠나요’를 1년 간격으로 발표하며 활동 중인 그녀는 시인이며, 작사가이자 노래강사이기도 하다. 2집부터는 작사가로 직접 참여했다.

그녀는 [시와 정신]으로 등단하여 2014년 시집 「A형 벛꽃」을 발표하며 인천문화재단 창작 지원금을 수혜했다. 그 외 「엄니 조금만 기다려유」 「무시래기의 꿈」 「물꼬」 등 세권의 시집을 발표한 중견 시인으로 문단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생활에 기반을 둔 시세계를 추구한다. 유년시절부터 그녀의 인생사가 시(詩)속에 오롯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곧 우리의 삶이고 애틋한 애환이다.

그녀는 [시와 정신]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작사가로서 그녀의 지향점은 신유의 ‘시계바늘’ 이나 나훈아의 ‘고장 난 벽시계’처럼 중의적인 가사로 인생을 녹여내는 것이라 했다. 가사는 시와는 또 다른 글쓰기로 아직은 운율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 당장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하는 통속적인 노랫말을 진하게 써보고 싶다며 웃는다.

그녀는 버스킹 무대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한다. 버스킹 무대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올라오는 그녀의 레퍼토리는 다양하다. 톰존스와 태미 와이넷의 ‘딜라일라’와 ‘스탠바이 유어 맨’ 등 1960년대 해외 팝과 임지훈의 ‘꿈이어도 사랑할래요’ 등 포크와 발라드에 이르기 까지 그녀의 곡 소화력은 상당하다.

그녀가 현실 가요계에 모습을 나타 낸 계기가 극적이다. 다섯 살 때부터 그녀의 꿈은 가수였다. 물론 대중가요만 부르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는 ‘선구자’ 등 근사한 가곡으로 동네에서의 명성을 드높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중가요에 소질을 나타낸 그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교내외 합창단에서 독창과, 중창으로 활동하며 음악의 기초와 소양을 익혔다. 그녀의 청년기는 평범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직장 야유회에서 가끔 마이크를 잡고 서울 종로의 음악다방에서 음악을 신청하며 갈증을 달래는 정도라고 했다. 가수는 꿈으로 만 간직한 채 결혼 후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다가 2017년 시월의 마지막 날 그녀는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으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었고, 그 첫 번째가 가수였다. 마지막 버킷리스트인 전원에서 예쁜 카페를 지어 살며 글쓰고 노래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한다. 친구가 운영하는 라이브카페에서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 지점에서 노래하다 각종 가요제에서 대상과 금상을 놓치지 않으며 가창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다.

낮에는 레크레이션강사였던 친구를 따라 다니며 친구의 강요로 무대에 오른 정도가 전부였다. “요즘은 젊고 잘 생긴 가수들이 많잖아요. 스타를 꿈꾸지는 않아요.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하고 싶어요.” 노래를 좋아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는 그녀. 이제 대중들에게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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